아이카와 미도리에게 있어 자신의 과거란 그다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자,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소중한 발자취다.

그는 어느 후미진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그마저도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가 혼란에 빠지는 최악의 상황에 놓여졌고, 취약 계층이었던 그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사회에서 잊혀지며 소외됐다. 세상이 점차 복구되던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아이가 자라면서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된 것은 정없이 삭막한 현실이며, 가장 먼저 배우게 된 것이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집단의 분위기를 읽는 일이었다.

가난에 빠진 아이들은 쉽게 주변 사회의 표적이 되었고, 조금이라도 멀끔하게 보이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곤 했다. 가난한 사람은 지저분하거나 구질하고 불쌍해보여야 한다던가, 무언가를 누려서는 안 된다던가 하는…….

그렇기 때문에 어느날 불쑥 내밀어진 복지사들의 손길은 아이의 인생을 뒤바꾸기에 충분했다. 그들은 어렸던 아이에게 꾸준한 관심을 주면서도, 매체에서 보여주는 가난한 아이의 불쌍한 모습은 바라지 않았다. 그들은 동등한 사람이자 보호자의 입장에서, 아이가 지금보다 더 건강하게 잘 자라주기를 바랐다. 그들은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복지 차원에서 여러 도움을 주었고, 부족했던 배움의 기회를 안겨주기도 했다.

그렇게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멀끔한 모습을 하고 거울 앞에 섰을 때… 아이는 언젠가 자신 또한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을 다짐했다. 그것이 어떤 형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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