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애 고아로 날 때부터 고아원에 맡겨졌으며, 원장은 그를 ‘안나’라고 불러주었다. 그는 천성적으로 사람을 좋아했으며, 대인관계가 원만했다. 10살 무렵까지는 비슷한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지냈기에, 잠재력이 두드러지지 않아 그저 ‘사교성 좋은 아이’ 정도로 보였지만, 11살이 되던 해, 그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고 만다. 

 당시 군 수뇌부 내에서 입지가 좁았던 현 참모총장은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어린 딸 대신 키울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 고아원에 수시로 찾아왔고, 필연적으로 그와 마주치게 된다. 현 참모총장은 선하고 언변력이 뛰어난 그가 고아원에서 자랄 그릇이 아니라 판단했으며, 고아원 측과 상의하여 입양을 결심한다. 이때, ‘안나마리아 로하임’은 현 참모총장이 당시 그에게 지어준 이름이다. 

 입양 후, 그 나이대 아이들은 물론 성인들도 난해해하는 엘리트 코스를 최연소로 이수함으로써 천재성이 두드러지기 시작한다. 그의 총명함에 감탄한 현 참모총장은 조만간 발발할 전쟁에 승리할 전략을 세워보라는 과제를 내준다. 단순히 역량을 시험하기 위한 과제였기에 큰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놀랍게도 결과물은 실제 전쟁에서 운용해도 될 정도로 체계적으로 짜여있었다. 얼마 뒤, 현 참모총장은 그가 내보인 전략을 바탕으로 지휘를 맡게 되는데, 놀라울 정도로 인과가 맞아떨어져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게 된다. 그때의 전쟁은 현 참모총장의 입지를 끌어올려 주는 계기가 되었고, 그 역시 군 내부의 보이지 않는 두뇌로 활동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설계한 전략으로 인해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전쟁으로 인한 다수의 희생은 불가피하다 한들, 천성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평화를 추구하던 그로서는 괴로움을 금치 못할 현실이었다. 결국, 그는 현 참모총장과 상의하여 조금 비효율적이더라도 아군, 적군 불문 희생자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추구하기로 하였고, 이러한 형태로 미래기관에 스카우트 되기 이전까지 활약하였다.